[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]이 인생시집이 된 후,유희경 시인의 남은 두 시집을 모두 구입했다.여전히 인생시집은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이지만,유희경 시인 특유의 쓸쓸한 느낌이 좋다.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는 느낌, 장면이 눈 앞에 있는 듯한 시.문장의 맺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읽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, 그래서 더 곱씹게 되고, 나만의 해석을 하게도 되는 그런 매력이 있다.
무겁게 내려앉는 통증의 이야기에서 어룽대는 은빛의 눈물과 새벽이슬 속에 피어난 수줍은 꽃의 미소를 ‘숨김없이 남김없이’ 오롯하게 그려내 줄 아는 따뜻한 한 시인.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「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」로 당선하며 등단한 유희경의 첫 시집이다. 시인은 그 흔한 유머나 집요한 말놀이, 이미지의 극단이나 그로테스크한 상징 대신, 익숙한 언어로 익숙한 감정을 묘사하고 세련하는 일상의 방식으로 먹먹한 슬픔, 그 통증에 대해 말한다.
오늘 아침 단어 에 실린 63편의 시들은 낯익은 그러면서 낯선 감정의 무늬와 열기로 가득하다. 미래의 시간이든 과거의 시간이든, 자신이 부재한 풍경으로부터 ‘생전의 감정’을 추출하는 것으로 유희경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. 내가 없는 시간 속의 감정,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전부 나였다 라는 말로밖에 달리 형용될 수 없는 감정으로부터, 그는 가까스로 한 단어 한 단어 길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. 시작되지 않은 과거와 끝나지 않은 미래라는 황야의 시간을 떠돌며 시인이 매일 아침 생각보는 한 단어, 그것은 어쩌면 ‘시’일지도 모른다.
Ⅰ
꿈속에서
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
K
한편
소년 이반
어떤 연대기
珉
당신의 자리
心情
내일, 내일
낱장의 시간들
금요일
버린 말
驛
우산의 고향
들립니까
심었다던 작약
궤적
지워지는 地圖
이웃 사람
오늘의 바깥
너가 오면
화가의 방
Ⅱ
코트 속 아버지
오늘은
11월 4일
그만 아는 이야기
폭설
어쩔 수 없는 일
손의 전부
속으로 내리는
나는 당신보다 아름답다
벌거벗은 두 사람의 대화
우산의 과정
비밀의 풍경
아이들은 춤추고
다시, 지워지는 地圖
악수
이 씨의 낡은 장화
나와 당신의 이야기
같은 사람
검은 고요
그해 겨울
Ⅲ
빛나는 시간
해줄 말
어떤 장면
소년
불행한 반응
닿지 않은 이야기
우산의 반대말
B
염소의 숲
보내지 못한 개봉 엽서
서른
텅 빈 액자
無
옛날 사람
공중의 시간
부드러운 그늘
그때 우리는
맑은 날
나이 어린 조각들
면목동
해설| 최초의 감정(조연정)
카테고리 없음